올해 경기도에서 청약에 나선 청약자 2명 중 1명은 ‘용화수(용인·화성·수원)’로 대표되는 수도권 반도체 벨트 핵심 지역에 청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역량이 집중될 미래의 ‘반도체 수도(首都)’를 찾는 수요층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홈에 따르면 올 1분기 경기도에서 분양에 나선 총 21개 단지에 1만 4190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이 중 분양이 없었던 화성을 제외하고도 45.0%에 달하는 6393건이 용인·수원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에서는 ‘영통자이센트럴파크’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경쟁률 13 대 1을 기록 후 단기간 완판됐고, ‘매교역 팰루시드’도 미계약을 털고 지난 31일 100% 계약을 마쳤다. 용인에서는 ‘영통역자이 프라시엘’이 완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도체 벨트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어디가 ‘반도체 수도’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가격 측면에서 한걸음 앞선 곳은 수원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수원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1,905만 원으로, 용인(1,810만 원/3.3㎡)과 화성(1,745만 원/3.3㎡)을 소폭 웃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와 기흥캠퍼스 접근성이 뛰어난 화성도 약진하고 있다. 3월에는 GTX-A 개통 특수가 겹쳐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02㎡가 22억 원에 거래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서울 마포나 판교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용인이 처인구도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의 높은 성장성으로 시장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국내 반도체 시장의 쌍두마차로 통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이중 500조원이 용인에 집중될 전망이다.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는 SK하이닉스가 2046년까지 총 4기의 반도체 생산시설(팹)을 구축할 예정이며,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삼성전자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2042년까지 팹 5개를 세울 계획이다.
정부도 지원에 적극적이다. 2월에는 환경부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용수공급 사업을 예타 면제 대상으로 확정했고, 3월 대통령실이 진행한 민생토론회에서는 화성 양감부터 양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거쳐 안성 일죽까지 45km 구간을 연결하는 ‘반도체 고속도로’의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글로벌 AI 메모리 분야를 선점했고, 삼성전자는 133조 원을 쏟아 시스템 반도체 분야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며, “반도체 벨트는 모두 성장성이 높지만, 특히 용인은 양사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가 집중되는 만큼 발군의 성장성이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 이들 지역에 분양을 예고한 곳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상반기 중 용인·화성·수원에는 3개 단지, 총 4657가구의 공급을 앞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용인에는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처인구 남동 일원(은화삼지구) 일원에 총 3개 단지 약 3,700여 가구가 조성된다. 5월 중 1단지 전용면적 59~130㎡ 총 1,681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는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으로 이어지는 45번 국도 곁에 자리를 잡았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으로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도 가깝다. 용인 역북·고림지구 생활권을 공유해 이마트, CGV 등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며, 단지 바로 옆 도보 통학 가능한 초등학교 부지도 계획되어 있다.
수원에는 대방건설이 시공하는 ‘북수원이목지구 디에트르 더 리체’ 공급이 계획되어 있다. 수원 이목지구 A3·A4블록에 전용면적 84~141㎡ 아파트 총 2,512가구(A3블록 1,744가구, A4블록 768가구)를 조성한다.
화성에는 대방산업개발이 시공하는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가 공급된다. 화성 동탄2신도시 C18블록에 전용면적 63~82㎡ 주상복합 아파트 464가구와 91㎡ 오피스텔 84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민간임대에서 분양으로 공급 방식을 변경해 이목을 끌었다.